잔인한 4월(2) 작년 사월 마지막 날……. 사월을 보내는 가슴이 아파 괜스레 엘리엇의 시 ‘황무지’의 서두를 꺼내 사람들의 잔인함으로 엘리엇의 라일락과 잠든 뿌리는 참 억울할 거라 푸념을 널어놓았었다. 올 사월은 어땠던가. 내 주위의 자연은 작년보다 훨씬 더 찬란했었다. 삼월 말쯤 야산의 생.. 그대로이기/생각 2014.04.24
온라인 크리스마스 선물 온라인 크리스마스 선물 강길수┃姜吉壽 다음 주면 성탄이다. 미사 직전, 대림절待臨節* 촛불 네 개가 다 켜진다. 마지막 흰색 초에 불이 켜질 때, 한 소녀의 해맑은 얼굴이 촛불에 오버랩 되었다. 소녀는 지금 숙녀가 되었을까. 아마 어느 성당에서 미사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십년 전 쯤..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3.11.29
비스킷나무 붓 비스킷나무 붓 강길수姜吉壽 살다보면 생각지 못한 일을 만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이른 봄, 아직 나뭇가지엔 겨울 덴바람의 여운이 남았나보다. “윙, 위잉…….” 소소리바람이다. 앙상한 가지에 부는 바람이 살 속으로 스미듯 차갑고 매섭다. 하여, 이런 바람을 사람들은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3.10.27
철이에게 철이에게 우리 둘째 아들이자 막내 철아! 이제 사흘만 지나면 너희 결혼식이 있는 날이구나. 그동안 가족 누구보다도 심신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네가 이 아비는 든든했다. 결혼문제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당사자들이 거의 다 하는 너와 진영이를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었다. 시대가 변한 .. 아름답기/편지 가람 2013.06.29
잔인한 4월 잔인한 4월 T.S 엘리엇(Eliot)은 그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 : 1922)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올 우리 한반도의 4월도 참 잔인했다. 올 봄, 한 겨레인 북한은 연례적인 한.. 그대로이기/생각 2013.05.01
다시 3월은 가는데... 2013년 3월 17일... 양학산 입구의 수양버드나무에 연녹 봄은 또 오고 있다. 두세평이나 될 작은 밭엔 짐승이 먹지 말라고 거물망이 둘러 쳐졌고 그 안엔 보리싹이 봄내음을 맡아 초록으로 빛났다. 작은 밭 옆엔 개발의 전조로 지질을 검사한 장비가 무지막지한 발자국을 남겼다. 다행히 굴.. 그대로이기/느낌 2013.03.26
어린 졸참나무 가지 어린 졸참나무가지 강길수│姜吉壽 문득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어린 졸참나무가지 하나 때문이다. 등산로 고갯마루 부근 어느 묘역 곁이다. 십이월이 코앞인 추운 날씨에 연약한 나뭇잎 몇 개가 새 가지에 매달려, 마치 오월의 나뭇가지와도 같이 연녹색으로 빛나고 있는 게 아닌가. 사..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2.08.28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사진출처 : http://www.animalpicturesarchive.com/view.php?tid=2&did=3510&lang=kr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강길수 1. “제발 하루라도 더 살아다오!” “하늘아, 구름아 비를 내려다오!” 콘크리트 옹벽 옆에 서서 삼사 미터 아래 있는 갈대밭을 내려다보며 든 내 마음이다. 아니, 기도다. “어! 이게 뭐야..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2.07.04
유리창 유리창 강길수 헤픈 언어의 유희 어설픈 욕망의 흔적 비겁한 행위의 기억들로 덧칠한 유리창. 진실과 착함과 아름다움의 빛만 보려 해도, 약한 믿음 희미한 희망 못 다한 사랑만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 기도하는 유리창엔, 지울 수 없는 그리움 한 줌 살아낸다. ( 2012. 4. 24. ) 아름답기/시 나라 2012.05.05
어느 아름다운 마음 어느 아름다운 마음 반환점으로 삼은 첫 번째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팔 굽혀펴기와 허리 젖히기를 하러 가는데, 저 앞 소나무둥치 밑에 낙엽을 밀어낸 자리에 하얀 것이 뿌려져 있었다. ‘누가 미신행위로 소금을 한줌 뿌렸나보다’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평소처럼 운동을 했.. 그대로이기/느낌 2012.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