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개발실 전력개발실 강길수 천국이 따로 없다. 낮엔 종일 상상의 누리를 노닐고, 밤엔 일석점호도 취침점검도 없다. 게다가 야간 불침번도, 보초도, 위병조장(衛兵組長)도 안 선다. 그러니 여기가 바로 천국인 게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큰 타원형탁자가 가운데서 오는 이를 반긴다. 열람..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1.12.15
수유리의 꿈 [공통소재 수필][5매 수필] 수유리의 꿈 강길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방학이 끝나면 다시 만나자!” 는 약속의 증표다. 그리고는 술잔에 동동주를 가득 부어 ‘브라보!’하면서 모두가 축배를 들었다. 형님들의 반 강권에 못 이겨 손가락을 걸었지만, 앞에 앉은 아가씨와 눈길이..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1.12.15
마지막 아침 마지막 아침 강길수 |姜吉壽 만나자마자 남이는 자기 방으로 함께 가자고 하였다. 내가 밤 열차를 타고 왜 이곳까지 왔는지 모를 리 없는 그녀다. 그런데, 아침 이른 시각에 어찌하여 자기가 사는 방으로 가자고 하는지 도무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아가씨가 자취하는 곳에는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1.01.28
당신 그리운 가을날 당신 그리운 가을날 지난주부터 양학동 등산로에 어느 맘씨 아름다운 분이 심은 코스모스가 참 아름답게도 피었어. 몇 송이 만져보고 코 대고 냄새도 맡아 보았지. 생각보단 그리 향이 나지 않았어. 마치도 무덤덤한 내 가을처럼... 무심히 나무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내 시야의 초점엔 어느 틈에 솟아.. 아름답기/시 나라 2010.09.25
들국화 들국화 강길수|姜吉壽 “용케도 화를 면했네! 게다가, 오월에 피어나다니?”하고 중얼거렸다. 꽃 앞에 앉아 유심히 바라본다. 대문 옆이라 낫으로 웃자란 풀을 베거나, 어떤 직원은 아예 뽑아 버리기도 하면서 지내던 터였다. 한데, 그 자리에 한 철이나 이른 작고 연약한 들국화 세 송이가 진주보다 예..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0.08.20
나리꽃, 기쁨과 슬픔 <사진출처: 자연박물관> 나리꽃, 기쁨과 슬픔 오래 전 한 여름…. 동해의 한 작은 바위섬에서 우연히 나리꽃 군락을 만났었다. 온 섬 양지바른 곳에 붉은 정열을 뿜어내는 나리꽃이, 푸른 바다를 얼싸안고 예쁜이대회라도 하는지, 많이도 많이도 모여 피어났었다. 얼마나 기뻤던지, 와락 나리꽃을 .. 어울리기/칼럼 누리 2010.08.11
자귀나무 꽃 앞에서 자귀나무 꽃 앞에서 자귀나무에 올해도 꽃이 피었다. 잘 가는 등산로 입구에 사는 자귀나무다. 작년 꽃만 못하다. 칠월에 피는 자귀나무 꽃도 올 봄의 그 심했던 냉해를 입었을까? 왜 올 봄은 그리도 추웠을까? 삼복더위인 지금 벌, 잠자리, 나비, 개미, 심지어 모기까지 줄어 든 걸까? 자귀나무는 알고 .. 그대로이기/생각 2010.07.30
사제로 살다가 사제로 죽게 하소서 사제로 살다가 사제로 죽게 하소서! 지인 부부의 자녀 삼남매 중 외 아들이 지난 6월 24일 대구 신학교 체육관에서 사제(司祭)로 서품(敍品)되었다. 신학교에 입학한지 십년 만에 새 신부(神父)가 된 것이다. 사제수품(受品) 후 오늘, 그 첫 미사와 축하 행사가 이동성당에서 있었다. 우리 부부도 참석했.. 그대로이기/생각 2010.07.04
영천 문학기행 담론 영천 문학기행 담론 지난 유월 둘째 토요일…. 함께 활동하는 수필문학회에서 가까운 영천에 연례 문학기행을 갔다. 우항리-임고서원-선원리-조양각(점심)-호연정-남천- 백신애 문학비 및 생가 터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기행의 중심인물은 포은정몽주, 병와 이형상, 작가 백신애였다. 역사 소양이 형편.. 그대로이기/생각 2010.06.19
머위와 아카시아꽃 머위와 아카시아꽃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어머님의 기일이어서 고향에 갔다. 간 김에 야채로 먹으려 산골짝에 난 머위를 베고, 꽃술 담그려 양지바른 산기슭에 핀 아카시아 꽃을 땄다. 예전 같았으면, 울창한 숲속 골짜기 무공해 머위와, 복스러울 만큼 복슬복슬한 무공해 아카시아 꽃을 운 좋.. 그대로이기/느낌 201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