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모종 고추모종 강 길 수 봄이 무르익자 작은 밭이 가관이다. 생명력 뽐내기 시합이라도 벌어진 걸까. 어느 곳엔 호박새싹이 빼곡히 솟아올랐고, 들깨새싹은 온 밭을 덮어 씌웠다. 감자에 달래, 나팔꽃, 돌미나리, 심지어 자두나무새싹도 드문드문 돋아났다. 그 뿐 아니다. 참외, 수박은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8.02.08
인동초 대한을 하루 앞둔 엄동설한... 바야흐로 인동초의 계절이다. 어린시절... 산골 우리 마을엔 인동초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개울가나 도랑 가, 동네 어귀의 돌무덤, 높은 밭두렁이나 논두렁 같은 곳에 난 잡목이나 찔레, 딸기가시덩굴 같은 곳엔 어김없이 인동초가 함께 살았다. 인동초는 한해에 두 번 자.. 그대로이기/생각 2008.01.20
운동장에서 단절 운동장을 걷다가 바라본 고가교엔 많은 자동자들이 쌩쌩 달리고만 있다. 모두가 문을 모두 닫고... 어디론가 저렇게 달려만 가는 걸까 저 멀리 아파트 창들도 모두 닫겨만 있다. 슬프다. 그대로이기/느낌 2007.12.24
요한에게(2) 우리 아들 요한아! 추워지는 날씨에 고생한다. 가을인가 싶더니 거리의 가로수들은 낙엽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구나.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집에는 다 건강하고, 별 문제도 없다. 네 동생이 동원훈련 갔다가 옮아온 감기에 너희 어머니가 옮아 한 열흘 간 기침을 조금했다. 지금..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11.24
양학동 등산로[7](반갑습니다) 양학동 등산로[7](반갑습니다) 강 길 수 “아저씨! 의원 출마하려 하세요?…” 지나가는 이의 기분 좋은 농담 인사다. 십일월도 사흘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푸르러 높은 하늘이다. 사람들의 가을은 어떠했을까? 그들의 마음은 저 맑은 하늘처럼 텅 비워졌을까. 나는 오늘도 양학동 등산로를 걷고 있다.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10.31
묵사발 가을 순례길 마르첼리노...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우리 인생길과도 같은 여행을 하였다네. 여행이라기보다 가을순례길이라고 하고싶으이.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가 그 연보랏빛을 수줍고 정갈하게 발하며, 고속도로나 도로 연변, 산기슭, 개울가에 지천으로 피어올라 이 가을을, 이 산하를 ..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10.12
갈 나들이 세레나...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가족 모두 건강하시구요? 가을이 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가을이 깊었습니다. 세레나의 이 가을은 어떠신지요? 갈 나들이라도 하셨나요? 생각같아서는 갈 억새 느끼러 어디라도 한 번 훌쩍 떠나고 싶어도 그 것도 못하고 지냅니다. 별로 하는일도 없이 마음만 바쁜 시간..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9.23
양학동 등산로[6](장안선녀) 양학동 등산로[6](장안선녀) 강길수 선녀 같은 여인이 서서 멀리 바다를 바라다본다. 해뜨는 곳 영일만 바다다. 개선장군처럼 배를 타고 돌아올 낭군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나라의 중책을 맡아 일본으로 떠난 낭군이다. 먼 야산의 낮은 산봉우리가 푸르다. 그 너머 바다는 더 푸르다. 파도치는 하얀 물..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9.03
눈물같은 가을하늘 처럼 오늘 낮, 폭우에 말끔히 씻긴 초가을 하늘은 그냥 쳐다보기엔 눈물이 어릴정도로 해맑기만 했습니다. "깨진 유리에 햇볕이 반사되어 쨍 하고 가슴이 깨어지는 아픔을 느끼게 했답니다"라고 보내온 후배의 마음이 맑디 맑은 하늘에 녹아 들어 저렇게 파랗게 눈부시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릴땐 '기..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8.29
생쥐와 코끼리 생쥐와 코끼리 강 길 수 더운 어느 여름날, 시원한 바다 속에서 한 코끼리가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바다는 제일가는 피서인지라 코끼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는지 모르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생쥐의 다급한 목소리에 코끼리.. 아름답기/콩트 마을 200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