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이기/생각

인동초

보니별 2008. 1. 20. 02:15

 

대한을 하루 앞둔 엄동설한... 

바야흐로 인동초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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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산골 우리 마을엔 인동초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개울가나 도랑 가, 동네 어귀의 돌무덤, 

높은 밭두렁이나 논두렁 같은 곳에

난 잡목이나 찔레, 딸기가시덩굴 같은 곳엔 

어김없이 인동초가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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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는 한해에 두 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뿐이다.

요사이와 같은 추운 겨울은 단연코 인동초의 계절이다.

앙상한 나뭇가지나 가시덩굴 혹은, 말라버린 풀 대공 사이에서

독야청청 하는 인동초의 모습에 

그 뉘라서 감동받지 않을 수 있으랴.

모진 북풍설한을 그 연약한 온몸으로 이겨내는 모습은

차라리 거룩하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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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어 땅 속, 혹은 앙상한 가지에서 

새 움들이 돋아나기 시작하면, 

인동초는 그 위세에 빛을 잃고 만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가시나무나 작은 잡목들에 덩굴을 올리며 어울려 살면서도 

함께 사는 나무, 풀들을 결코 죽게 하지 못하는 존재가 인동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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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봄이 한창 무르익을 때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기를 인동초가 내 뿜는다.

몸을 닮아 연약하기만 한 그 가냘픈 꽃에서 ,

어찌 그리도 취하고야 마는 향기를 내 보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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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는 오랜 추위를, 소외의 고통을 묵묵히

견뎌 내는 겸손한 여인, 어머니다.

겨레와, 나라의 난국을 출병으로, 금 모으기로, 

구조조정을 당하며 말없이 구해내는 민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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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낮은 곳을 묵묵히 살아내기에

늘 푸르고 가장 향기로운 인동초...

하여,

언제나 살아낼 맛을 아낌없이 선물하는 

내 소중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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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cafe.daum.net/gjbsamo/5uBG/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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