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이기/생각

영천 문학기행 담론

보니별 2010. 6. 19. 18:10

 

 
 

 

 

 

영천 문학기행 담론

 

 

지난 유월 둘째 토요일….

함께 활동하는 수필문학회에서 가까운 영천에 연례 문학기행을 갔다.

우항리-임고서원-선원리-조양각(점심)-호연정-남천-

백신애 문학비 및 생가 터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기행의 중심인물은 포은정몽주, 병와 이형상, 작가 백신애였다.

역사 소양이 형편없는 내게 중심인물들의 행적들은

솔직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

다행히 안내와 해설을 맡은 동인 한 분이 역사 선생님이고,

영천출신이었다.

해서, 답사하는 곳과 열람하는 유물에 대해 소상하게 안내하고,

박학하게 설명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금상첨화였다.

 

 

 

 

기행 중에 내가 말했다.

“이곳의 문학도 결국은 ‘양반문학’인 거죠? 풍류가 주를 이루는….”

“그러기에 진정한 삶이 배인 문학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거죠….”

하고 옆의 한 동인이 말했다.

 

 

 

 

 

 

분위기로 더 이상의 담론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내게는 속으로 내내 하나의 담론이 되었다.

우리네 ‘양반 문학에는 상민이나 서민의 애환이 깃들지 못했다’는

지적은 하나의 숙제가 된 것이다.

‘문학, 예술, 학문, 나아가 인간이 추구하는

그 어떤 분야이건 간에,

사람들이 편의상 나누는 계층 간,

시공간을 초월한 진실과 미학이 모두 담겨질 수 있을까?’하고…….

 

 

 

 

 

 

어떤 작가가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어떤 작품을 서술했다고 해서,

혹은 그가 서민이나 천민, 노동자 출신이라고 해서,

그의 작품이 인간의 모든 진실과 미학을 담아냈다고

할 수는없다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한 작가는 인간이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글 쓰는 사람, 예술 하는 사람,

학문 하는 사람, 나아가 그 어떤 일을 하는 사람도,

결국 자기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라는

스스로의 결론에 도달 할 수밖에 없었다.

 

 

 

<병와 이형상선생의 자화상>

 

 

이것이 이번 문학기행의 내 담론이었다.

 

 

 

 

 

 

 

2010. 6. 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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