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성체성사 밥, 성체성사 강길수姜吉壽 초원에서 얼룩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평화롭다. 한쪽 키 큰 풀숲 속에서는 사자가 호시탐탐 망을 보고 있다. 잠시 후, 사자는 몸을 바짝 낮춘 포복자세로 숨어 살금살금 얼룩말떼에 가까이 다가간다. 얼룩말들은 아직 사자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사..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6.12.12
군불 군불 강길수┃姜吉壽 버턴 하나 누른다. 곧 팬 도는 소리가 주방 쪽에서 들린다. 격세지감이 든다. 손가락 동작 하나가 지난 날 그 많던 수고를 대신하다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 한데, 웬일로 버턴 누르던 손 너머로 고향집 아궁이들이 아련히 나타날까. 마음은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16.12.09
안대를 떼어내고 오피니언칼럼안대를 떼어내고 승인 2016.11.25 ▲ 강길수 수필가 약국 문을 나선다. 기분이 참 좋다! 밝은 햇살이 망막을 파고들어도, 덴바람이 수술한 눈동자를 덮치며 지나가도 개의치 않는다. 이틀 만에, 그리도 지루하게 느껴지던 안대를 발걸음도 가벼이 떼어 버렸기 때문이다. `군날개..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25
입장 바뀐 날 오피니언칼럼 입장 바뀐 날 승인 2016.11.04 ▲ 강길수 수필가 수능시험이 있는 달, 11월 첫날이다. 마침 날씨도 수험생들의 마음이라도 닮았는지 갑자기 초겨울같이 추워졌다. 종교단체들에선 수험생을 위한 기도 같은 신앙 행사들이 벌써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 난생처음 시험 감독을 했..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구월에 핀 아카시아꽃 오피니언칼럼 구월에 핀 아카시아꽃 승인 2016.10.14 ▲ 강길수 수필가 한가위 연휴 하루 전. 마침 쉬는 날이라 양학산에 올랐다. 저 아래 보이는 7번 국도엔 차량들이 한가위 꿈을 싣고 꼬리 물고 달린다. 하늘엔 아직 철 이른 메밀잠자리들이 한가위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가하다. 멀리 형산..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나리꽃, 기쁨과 슬픔 오피니언칼럼 나리꽃, 기쁨과 슬픔 승인 2016.08.26 ▲ 강길수 수필가 오래 전 한 여름…. 동해 아름다운 바닷가, 작은 섬 같은 바위산에서 우연히 나리꽃군락을 만났었다. 하늘나리꽃이었다. 온 산 양지바른 곳에 붉은 정열을 뿜어내는 나리꽃이 참 많이도 모여 피어있었다. 푸른 바다를 얼..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온라인 인연 오피니언칼럼 온라인 인연 승인 2016.08.05 ▲ 강길수 수필가 2002년 7월 13일. 한 인터넷포털 사이트를 통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사는 어떤 여성 교포를 알게 된 날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가 십사 년째가 된다. `은하수별`이란 닉네임을 쓰는 그녀와 이메일을 통해 이런저런 소식과 관..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오피니언칼럼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승인 2016.07.01 ▲ 강길수 수필가 “제발 하루라도 더 살아다오!” “하늘아, 구름아 비를 내려다오!” 콘크리트 옹벽 옆에 서서 삼사 미터 아래 있는 갈대밭을 보며 한 혼잣말이다. “어! 이게 뭐야.” 빗자루로 차 화물칸을 쓸어내며 저절로 나온 ..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새봄, 오솔길에서 오피니언칼럼 새봄, 오솔길에서 승인 2016.04.01 ▲ 강길수 수필가 마르첼리노. 어린 시절, 이른 봄날 도랑가 오솔길. 개나리꽃을 처음 보았을 때의 그 샛노란 빛의 경이로움이 지금도 내 마음 영상에 살아있어. 도랑가엔 흐드러지게 개나리꽃 샛노란 빛의 축제가 벌어졌지. 그 아래 졸졸졸 ..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20160913에 만난 아카시아 꽃 20160913에 만난 아카시아 꽃 한가위 연휴 하루 전. 마침 쉬는 날이라 양학산에 올랐다. 늘 가던 코스를 걸어 반환점 부근에 갔을 때다. 십년 전쯤 새 길을 내기 위해 산자락을 절개한 비탈에 소나무 묘목을 심었었다. 그 소나무들이 이젠 제법 커 사람 팔뚝 굵기만큼 자란 것이 대부분이다. .. 그대로이기/느낌 201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