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그리운 가을날
지난주부터 양학동 등산로에
어느 맘씨 아름다운 분이 심은
코스모스가 참 아름답게도 피었어.
몇 송이 만져보고
코 대고 냄새도 맡아 보았지.
생각보단 그리 향이 나지 않았어.
마치도 무덤덤한 내 가을처럼...
무심히 나무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내 시야의 초점엔
어느 틈에 솟아난 억새 송이가
하늬바람에 하늘대고 있었지.
가을...
그래.
가을이 벌써 이만치 온 거야.
하고 보니 철탑 전신주 밑엔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가
당신 모습처럼
그 깔끔한 자태로 이 가을을 채색하고...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어디쯤 가고 있는가...
내 그리운 당신은 어디에서
걷고 있는가
저 맑은 한가위 달엔
당신 모습 서려있을까
저 별 따다 내 가슴에 안으면
당신 따사로움 전해올까
거리에 낙엽 하나, 둘 늘어나고
갈바람 소슬해지는데
당신 향한 내 그리운 날은
언제 끝날지...
당신 그리운 가을날
무심한 햇빛만 찬란하다.
( 2004. 10.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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