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기/시 나라

당신 그리운 가을날

보니별 2010. 9. 25. 00:52

 

 

 

 

 

당신 그리운 가을날

 

 


지난주부터 양학동 등산로에

 

어느 맘씨 아름다운 분이 심은

 

코스모스가 참 아름답게도 피었어.

 

 

 

몇 송이 만져보고

 

코 대고 냄새도 맡아 보았지.

 

생각보단 그리 향이 나지 않았어.

 

마치도 무덤덤한 내 가을처럼...

 

무심히 나무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내 시야의 초점엔

 

어느 틈에 솟아난 억새 송이가

 

하늬바람에 하늘대고 있었지.

 

 

 

 

 

가을...

 

그래.

 

가을이 벌써 이만치 온 거야.

 

 

 

하고 보니 철탑 전신주 밑엔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가

 

당신 모습처럼

 

그 깔끔한 자태로 이 가을을 채색하고...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어디쯤 가고 있는가...

 

 

 

내 그리운 당신은 어디에서

 

걷고 있는가

 

 

 

 

 

저 맑은 한가위 달엔 

 

당신 모습 서려있을까 

 

 

 

저 별 따다 내 가슴에 안으면

 

당신 따사로움 전해올까

 

 

 

거리에 낙엽 하나, 둘 늘어나고

 

갈바람 소슬해지는데

 

당신 향한 내 그리운 날은

 

언제 끝날지...

 

 

 

당신 그리운 가을날

 

무심한 햇빛만 찬란하다.

 

 

 

 

 


( 2004. 10.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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