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기/시 나라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보니별 2007. 1. 10. 23:50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강 길 수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새봄이 온다는 약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남풍으로 실어 갈 이는 오직 봄 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봄을 누리고싶어서가 아닙니다. 봄 안에서 생기를 받아내야 내가 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내 빈 마음을 메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대를 위해 내 마음 비워두어 언제나 그대가 편히 쉴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솟는 눈물을 닦아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쌓인 눈물, 그대가 한없이 쏟아낼 수 있게 하고픔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내 작은 삶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내 부질없는 마음을 모두 열어놓고 그대에게 아이처럼 응석부리기 위함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그대를 찾아 나설 길을 잊지않기 위함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해가 서녘으로 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동녘에 떠오르는 아침 해를 기쁨으로 바라보기 위함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중천의 보름달을 노래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서녘 초생달에 앉아있는 샛별을 맞기 위함입니다.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기위함이 아닙니다. 돛단 배 닻을 올려 그대 사는 봄 섬으로 떠나기 위함입니다. 그대여! 신록은 푸르고 봄은 바야흐로 생명으로 찬란하기만합니다. 2004. 4. 27. - 보 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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