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이기/느낌

어느 아름다운 마음

보니별 2012. 4. 3. 01:19

 

 

 

 

 

 

어느 아름다운 마음

 

 

반환점으로 삼은 첫 번째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팔 굽혀펴기와 허리 젖히기를 하러 가는데,

저 앞 소나무둥치 밑에 낙엽을 밀어낸 자리에 하얀 것이 뿌려져 있었다.

 

‘누가 미신행위로 소금을 한줌 뿌렸나보다’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평소처럼 운동을 했다.

 

마지막으로 회전판에서 허리돌리기를 하려고 그쪽으로 갔다.

회전판 옆에도 똑같은 모양으로 하얀 것이 보였다.

 

궁금해져 조금가까이 가 보았다.

 

하얀 쌀이었다.

 

누군가 산새들이 먹으라고 자기 집 쌀을 한줌씩 뿌려놓은 것이다.

 

부디 새들이나 다람쥐 같은 야생 동물들이 먹기를 바라며 산을 내려왔다.

능선으로 내려오다가 마지막 묘소 부근에 다다랐다.

묘소 뒤에는 지난 가을부터 커다란 죽은 소나무가 뉘어져 있어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곤 하는 곳이다.

 

누가 버린 사탕포장껍질이 보여 주우러 갔다.

그런데, 누운 소나무 뒤에도

똑 같이 쌀 한줌이 뿌려져있는 게 아닌가!

 

기뻤다.

어떤 사람이 버린 배즙 농축액 비닐 팩 몇 개를 주워

호주머니에 넣을 때의

언짢은 기분을 확 날려버릴 만큼…….

 

오늘은 '진정한 방생의 아름다운 마음'을 만난

기쁜 날이다.

 

푸른 지구촌은 아직도

아름다운 마음을 만날 수 있기에

살아낼만한 곳이리라.

 

 

(201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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