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동 등산로[6](장안선녀) 양학동 등산로[6](장안선녀) 강길수 선녀 같은 여인이 서서 멀리 바다를 바라다본다. 해뜨는 곳 영일만 바다다. 개선장군처럼 배를 타고 돌아올 낭군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나라의 중책을 맡아 일본으로 떠난 낭군이다. 먼 야산의 낮은 산봉우리가 푸르다. 그 너머 바다는 더 푸르다. 파도치는 하얀 물..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9.03
양학동 등산로 [5](외로운 나무) 양학동 등산로 [5](외로운 나무) 강길수(姜吉壽) 그대…. 나는 지금 한 나뭇등걸 앞에 앉아 있습니다. 가지가 다 잘려나가고 죽어 둥치만 뎅그러니 서 있는 모습입니다. 젊은 날의 추억으로 인해 ‘외로운 나무’로 부르고 있는 나무지요. 오늘은 왠지 이 나무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처음 이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5.07
양학동 등산로[4] (태풍) 양학동 등산로[4] (태풍) 강길수(姜吉壽) 처음 보는 엄청난 황톳물이다. 달려드는 거대한 괴물 같다. 삽시간에 냇둑을 잘라내고 논을 휩쓴다. 어른들은 남은 냇둑에 안간힘으로 큰 나무를 베어다 대는 작업에 열심이다. 하지만, 범람하는 냇물의 힘을 막아내기엔 어림없다. 남은 둑이 뚝 잘려 나간다. 집..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3.23
어떤 문자메시지 어떤 문자메시지 강길수(姜吉壽) “존재의 근원, 그리고 삶의 이유! 말 되남유? ㅎㅎㅎ.” 내가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칠월 하순 한 나른한 오후, 늦깎이 국문학도인 내게 어느 후배가 느닷없이, “선배님,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고 보내온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답신이다. 밤 조용..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2.21
양학동 등산로[3] (낯선 길) 양학동 등산로[3] (낯선 길) 강길수(姜吉壽)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아래 작은 우산 하나 달랑 들고 전처럼 양학동 등산길을 나섰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며칠 전 휴일에 옥계(玉溪)에 가느라고 걷지 못해서 그런지 몸이 찌뿌듯하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올 때만해도 비가 모자라 한산해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2.06
냉이 뜯기 냉이 뜯기 강 길 수 이월 마지막 토요일, 야외에 나갈 일이 생겨 아내와 함께 둥지를 나섰다. 돌아오는 길이다. 간선도로를 벗어나 소로를 천천히 달리며, 냉이가 있을 만한 곳을 아내와 나의 네 눈이 부지런히 찾는다. 오는 길에 냉이 뜯으러 가자고 아내와 약속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남쪽으로 작은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1.30
버팀나무 버팀나무 강길수(姜吉壽) 자주 가는 인근 등산로의 비탈진 곳에 사람들이 잡고 오르내리는 소나무 한 그루가 산다. 많은 소나무 중에, 유독 그 소나무가 지난겨울부터 내 관심을 끌었다. 그 후 등산 갈 때마다 잡거나 쳐다보며 마음의 대화를 나누곤 하는 나무다. 지난겨울 그날은 눈(雪) 드문 우리 지..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7.01.01
들국화 들국화 강길수(姜吉壽) 토요일 오후, ‘햇빛마을 봉사자 피정(避靜)’1)에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오천에서 갈평으로 가는 길로 차가 들어섰을 때,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풍광이 좋아 자주 찾던 곳이다. 가을이 오고 나서는 그날 처음 갔는데, 그러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섶에 내가 좋아하는 들국..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12.04
양학동 등산로[2](비밀) 양학동 등산로[2](비밀) 강길수(姜吉壽) 유월 첫 주 휴일. 싱그러운 생명으로 둘러싸인 축복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엔 삼주 만에 '양학동 등산로'를 찾았다. 웬일인지 아내도 순순히 동행 길에 올라 기분이 좋다. 삼주 전엔 끝물 아카시아꽃잎이 입구 쪽 오솔길에 많이도 떨어져 있었다. 아카시..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11.25
양학동 등산로[1](진달래그네) 양학동 등산로[1](진달래그네) 강길수(姜吉壽) 지난 일요일, 등산 겸 봄나물 뜯으러 가자는 내 제안에 아내는 무슨 이유를 대며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조금 미웠지만, 어쩔 수 없이 혼자서 가까운 ‘양학동 등산로’에 등산을 갔다. 양학동 등산로는 도심과 이어져 있는 야산의 능선으로 연결된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