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대 추 나 무 강길수(姜吉壽) 현관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에 달려든다. 물뿌리개의 산수(散水)뚜껑을 빼내고 굵은 한줄기의 물을 화분에 준다. 많은 양의 물을 부어도 화분 밑으로 여분의 물이 빠져나오질 않는다. 화분속이 바짝 말랐다는 증거다. 물을 주고 나서도 대추나무에게 미안하다. 기온..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10.31
버들피리 버들피리 강길수(姜吉壽) 그대! 이곳엔 백목련 꽃은 사라지고, 자목련 꽃도 거의 다 집니다. 거리의 가로수 벚나무엔 절반정도의 꽃만 덜 지고 남아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엔 제법 연녹색의 푸른 봄빛깔이 감돌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제 간 양학동 산엔 진달래가 지고 있어 섭섭하기는 했지만,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10.29
송사리낚시 송사리낚시 강길수(姜吉壽) 가운뎃손가락보다 큰 송사리가 낚시에 매달려 파닥인다. 물방울이 얼굴에 튀긴다. 몸부림치는 송사리를 왼손에 감싸 쥐고 낚시를 뺀다. 잘 빠진다. 송사리가 이젠 반갑지도 않다. 어머니 반짇고리에서 큰 바늘을 훔쳐 만든 미늘 없는 밥풀미끼 낚싯대를 담그기만 하면, 그 ..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23
수첩 내지를 갈아끼우며 [초회 추천작] [초회 추천작] 수첩 내지를 갈아 끼우며 강 길 수(姜 吉 壽) 새 해 첫 토요일. 시간 여유가 나 지난해의 수첩을 정리하였다. 3년 전까지 직장에 다닐 때는 매년 지급 되는 회사 수첩을 사용하였기에, 해가 바뀌어도 별다른 수첩 정리가 필요치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매년 지..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19
초복 날 피어난 코스모스와 봉숭아 초복 날 피어난 코스모스와 봉숭아 강 길 수 초복 날이라며 삼계탕이라도 해야 한다고 걱정하면서도, 웬 일인지 오늘은 순순히 따라나서는 꽃동무(아내)와 함께 의아한 기분으로 조금은 늦은 오후의 양학동 등산로 등산을 나섰다. 전엔 늘상 함께 등산을 다니던 꽃동무가, 무슨 의료기라는 상표를 붙..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15
제비 제 비 강 길 수 어제 낮, 효자 역 부근에서 제비 한 마리가 그 옛날 모습으로 힘차게 나르는 것을 보고 잃은 친구를 되찾은 듯이 참으로 반가웠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이 도회의 한가운데에 있는 우리 아파트에 두 마리의 제비가 역시 힘차게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부슬부슬 오는 비를 맞으며 나는 한..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15
비 비 강 길 수 비가 오고 있는 대지의 모습은 우리를 순수하게 한다. 정갈하게 가꾸어진 잔디밭 위에 한 줄기의 소나기가 내릴 때. 작은 연못 위에 빗방울이 떨어져 무수히 파문 (波紋)지며 물기둥이 솟을 때. 연록으로 물든 봄의 산야에 보슬비가 내릴 때. 비는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한다. 어느 비 오..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15
노변(路邊)에서 노변(路邊)에서 강 길 수 세레나! 늦가을 달이 하얗게 하늘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나는 달을 보노라면 세레나를 생각하고, 세레나를 생각하노라면 달을 보거나 연상하게 됩니다. 그 것은 세레나의 이름이 그리스신화에 있는 달의 여신 ‘셀레네’와 같을 것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달이 내.. 아름답기/수필 누리 200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