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2.06.26 18:00 게재일 2022.06.27 바뀐 녹색 신호등에 따라 횡단보도를 중간쯤 걸어갈 때다. 느닷없이 좌회전 소형 승용차가 스르르 앞을 가로막았다, 승용차 앞바퀴가 횡단보도의 흰 선을 한 걸음쯤 차지하며 멈췄다. 속도가 느려 놀라지는 않았지만, 황당했다. ‘무슨 이런 차가 다 있어?’하고 속에서 부아가 나려는 순간, “죄송합니다!”라는 음성이 반쯤 열린 운전석 창을 달려 나와 마음을 감쌌다. 목소리는 염치를 아는 운전자의 진심을 실어와 정전기처럼 찌릿하게 가슴을 찔렀다. 마음에 일던 반감이 사르르 녹았다. 조건반사같이 운전자에게 접은 우산 쥔 손을 흔들며, ‘괜찮아요!’하고 속말을 얹어 보냈다. 쳐다보니 운전자는 동년배 정도로 나이 들어 보이는 분이었다. 동병상련 같은 감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