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2.05.15 17:55 게재일 2022.05.16 합창 소리 가득하다. 경내로 내려꽂히는 따가운 5월 초순 한낮 햇살도 가세하여 함께 노래하고 박수갈채를 보낸다. 4월 초순 어느 아침, 이곳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소리가 뒤범벅된 아수라장이었다. 오랜 세월 자란 굵은 팔뚝들이, 아닌 밤중 홍두께로 툭툭 잘려 나가 너부러지며 아우성치는 현장이었다. 팔뚝 잘리는 큰 나무의 통곡도, 막무가내로 자르는 날카로운 기계음도 못 듣는 로봇 일꾼으로 변한 사람들…. 그 폭력의 잔상이 가슴에 남았다. 한 달이 지났다. 기계톱에 맥없이 잘려 떨어지는 팔뚝의 유탄에 맞아 일부 가지가 유명을 달리했던 장미는, 잃은 동기들을 기리려는 듯 더 커다란 붉은 꽃들을 피워냈다. 핑크빛 수줍은 볼로 웃으며 봄 마중하던 진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