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4.04.22 19:56 게재일 2024.04.23 4.10 총선 전 어느 아침. 옆 아파트 담장 안쪽에서 보랏빛 꽃을 앙증스레 피워내는 한 그루 라일락을 올해도 만났다. 너무 반가웠다. 아니나 다를까. 라일락 향기가 몸과 마음의 온 세포를 윤슬처럼 일렁이게 했다. 나이 들며 후각이 둔해지는 걸 느끼는데, 한 모금 라일락 향기가 내 온갖 감각 센서를 일깨웠다. 사방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이 라일락 나무는 해마다 그 짙은 보랏빛 꽃과 향기를 피워내며 사람을 기쁘게 한다. 대체 라일락은 어떤 유전자를 가졌기에 저토록 자기 삶에 정직, 진실할까. 식물은 거짓을 모른다. 본능대로 살며 꽃피우고 열매 맺는다. 한데, 자칭 만물의 영장(靈長) 인간은 어떤가. 영적 존재, 윤리,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