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2.12.11 17:47 게재일 2022.12.12 허전하다. 출퇴근 때마다 모서리를 돌며 안을 쳐다보던 작은 방이 사라졌다. 사라진 바닥엔 정사각형 새 보도블록이 어설프게 깔렸다. 작은 방은 이따금 풋풋함이 넘쳤다. 중학생들이 한두 명 혹은, 두세 명 붙어서서 손에 든 것에 귀를 들이대며 얘기꽃 피우던 방이다. 때론 깔깔대고, 때로는 희죽거리거나 히죽대고, 어떤 날은 어두운 얼굴로 이야기를 했다. 옆엔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은행도 있지만, 내가 본 이야기방은 중학생들을 빼면 거의 비어있었다. 하여, 운동장 밖 모퉁이에 홀로 섰던 이야기방은 외로워 보였다. 외로움 못 이겨 떠났을까. 시대 변화가 잘 드러나는 곳의 하나가 된 이야기방, 이름하여 ‘공중전화 부스’다. 공중전화는 통신수단의 발전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