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3.06.08 17:57 게재일 2023.06.09 장미 아가씨들이, 펜스 담장 바깥으로 일제히 고개를 내밀고 웃기 시작했다. 방송국 주물 펜스형 담장이다. 오월 중순이 되자, 해맑은 장미 웃음이 절정이다. 출근 때 보다, 퇴근 때가 장미 웃음이 더 예쁘고 많다. 왠지, 동남쪽으로 더 많이 얼굴을 내밀고 웃기 때문이다. 며칠간은 풋풋한 고운 장미 얼굴에 취해 오갔다. 어느 날 퇴근길에, ‘꼭 전에 텔레비전에서 본 북한 응원단 아가씨들 같네!’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아마, 부산 아시안게임 때였지 싶다. 담장 바깥으로 하나같이 얼굴을 내밀고, 활짝 웃는 장미꽃들과 북한 여자응원단의 어디가 닮아 그런 생각이 났을까. 아름다워서? 여럿이 몰려 있어서? 전체 모습이 닮아서? 일사불란해서? 요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