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사월(4) 잔인한 사월(4) 승인 2017.04.21 ▲ 강길수 수필가 사월, 꽃 진 벚꽃꼭지가 핑크빛을 띠고 가로수 가지에 많이도 매달려 있다. 못 다한 청춘의 정열이라도 불태우려는가. 열매 못 맺는 벚꽃꼭지는 가지에서 얼마간 시위하다가 땅의 중력에 의탁하고 말 것이다. 수술이 사십 개 정도나 되는데..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7.04.21
하늘빗자루 오피니언칼럼하늘빗자루 승인 2017.03.31 ▲ 강길수 수필가 온 거리가 다르다. 누군가 손을 본 모양이다. 삼월 초열흘 출근길. 대로와 골목길을 한참 걸어가도 역시 전과 다르다. 어떤 손길이 이랬을까. 잠시 후, `오, 그랬구나`하고 혼잣말이 나왔다. 이틀 전 아침 출근길 장면이 떠올랐기 때..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7.03.31
사제로 실다 사제로 죽게 하소서 사제로 살다 사제로 죽게 하소서 승인 2017.02.24 ▲ 강길수 수필가 지인 부부의 자녀 삼남매 중 외아들이, 지난 주 대구 신학교에서 사제(司祭)로 서품(敍品)됐다. 신학교에 입학한지 십년 만에 새 신부(神父)가 된 것이다. 사제수품(受品) 후 며칠 전, 그 첫 미사와 축하 행사가 이곳 성당에..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7.02.25
시간 남기는 법 오피니언칼럼시간 남기는 법 승인 2016.12.23 ▲ 강길수 수필가 칠년 전 사월 어느 날, 한 평생교육문화센터의 서실(書室) 문을 처음 들어섰었다.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그 중 하나로 붓글씨 쓰기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우연히 보게 된 광고지를 보고 그리하였다. 매주 화요일과..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2.23
안대를 떼어내고 오피니언칼럼안대를 떼어내고 승인 2016.11.25 ▲ 강길수 수필가 약국 문을 나선다. 기분이 참 좋다! 밝은 햇살이 망막을 파고들어도, 덴바람이 수술한 눈동자를 덮치며 지나가도 개의치 않는다. 이틀 만에, 그리도 지루하게 느껴지던 안대를 발걸음도 가벼이 떼어 버렸기 때문이다. `군날개..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25
입장 바뀐 날 오피니언칼럼 입장 바뀐 날 승인 2016.11.04 ▲ 강길수 수필가 수능시험이 있는 달, 11월 첫날이다. 마침 날씨도 수험생들의 마음이라도 닮았는지 갑자기 초겨울같이 추워졌다. 종교단체들에선 수험생을 위한 기도 같은 신앙 행사들이 벌써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 난생처음 시험 감독을 했..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구월에 핀 아카시아꽃 오피니언칼럼 구월에 핀 아카시아꽃 승인 2016.10.14 ▲ 강길수 수필가 한가위 연휴 하루 전. 마침 쉬는 날이라 양학산에 올랐다. 저 아래 보이는 7번 국도엔 차량들이 한가위 꿈을 싣고 꼬리 물고 달린다. 하늘엔 아직 철 이른 메밀잠자리들이 한가위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가하다. 멀리 형산..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나리꽃, 기쁨과 슬픔 오피니언칼럼 나리꽃, 기쁨과 슬픔 승인 2016.08.26 ▲ 강길수 수필가 오래 전 한 여름…. 동해 아름다운 바닷가, 작은 섬 같은 바위산에서 우연히 나리꽃군락을 만났었다. 하늘나리꽃이었다. 온 산 양지바른 곳에 붉은 정열을 뿜어내는 나리꽃이 참 많이도 모여 피어있었다. 푸른 바다를 얼..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온라인 인연 오피니언칼럼 온라인 인연 승인 2016.08.05 ▲ 강길수 수필가 2002년 7월 13일. 한 인터넷포털 사이트를 통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사는 어떤 여성 교포를 알게 된 날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가 십사 년째가 된다. `은하수별`이란 닉네임을 쓰는 그녀와 이메일을 통해 이런저런 소식과 관..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오피니언칼럼 한 청개구리의 특별한 여행 승인 2016.07.01 ▲ 강길수 수필가 “제발 하루라도 더 살아다오!” “하늘아, 구름아 비를 내려다오!” 콘크리트 옹벽 옆에 서서 삼사 미터 아래 있는 갈대밭을 보며 한 혼잣말이다. “어! 이게 뭐야.” 빗자루로 차 화물칸을 쓸어내며 저절로 나온 .. 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201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