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숨은 사회 카르텔

보니별 2022. 8. 28. 23:25

                  등록일 2022.08.28 18:19                                                  게재일 2022.08.29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숨은 무엇이 그 저변에 꿈틀거리는 것만 같다. 온갖 일에 참견하고 비난하며, 편 가르고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존재인 듯하다.

 

  도대체 어떤 것이 내게 이러한 느낌을 들게 하는 걸까. 취임한 지 1분기밖에 안 된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고 언론마다 난리굿이다. 신났는지 야당 의원이 대통령 탄핵이란 망발까지 말한 바 있다. 반면, 어떤 유튜브가 생방송으로 거리에서 조사한 대통령 지지율은 80~90%는 되어 보였다. 왜 이럴까. 여론조사기관의 발표 수치는 내가 피부로 느끼는 그것과는 왜 천양지차인가.

 

  지난달 말, 대법원은 2건의 총선 무효소송을 늑장 기각판결을 했다. 사람들과 단체들이 재작년 4.15총선 이후, 줄기차게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수많은 증거를 제시하고, 선거 데이터 조작을 외치며, 120건이 넘는 부정선거 소송을 제기했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무덤덤했다. 아니, 애써 외면했다. 왜 주류언론과 법조계, 정치계, 학계, ‘민주주의를 주절대던 시민단체들은 침묵해 왔을까. 대법관과 지방 법관이 중앙 및 지방의 선거관리 위원장이기에, 팔이 안으로 굽을 수도 있는 선거조직의 구조적 결함을 정치권은 왜 수수방관만 할까.

 

  이런 의문들 때문에, 3.9 대선 직후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대선과 총선의 선거 결과 데이터를 조회해 보았다. 사전투표 결과를 보는 순간, ‘이럴 수가!’하고 저절로 속말이 튀어나왔다. 멍해졌다. 수치가 진실을 웅변하였기 때문이다. 전 지역이 한쪽으로 치우친 선거 데이터는, 통계적 검토도 필요 없이 비정상 수치임이 한눈에 드러났다. 어떤 개입이 없는 한, 나올 수 없는 수치였다. 사람은 진실을 감출 수 있어도, 수치는 진실을 숨길 수 없는 법이다.

 

  우리 사회는, 해결하지 않으면 체제가 바뀔지도 모를 근본적 문제를 안고 산다는 마음이 짙어진다. 자유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이 의심받고, 객관적으로 조사 발표해야 할 대통령 지지율을 국민이 못 믿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 카르텔이라고 해야만 할 음습한 힘이, 사회 전 분야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다. 그 카르텔이 정부와 국민을 이간시키고, 나라에 큰 해악을 주고 있지는 않을까.

 

  어떤 공동체가 체제 유지와 관련된 근본적 문제가 생겼는데, 그 해결을 외면한다면 공동체가 유지 발전할 수 있을까. 단연코 없다. 가정, 단체, 나라도 마찬가지다. 만일, 우리 사회 온 분야에 숨은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다면, 우선 그 카르텔을 백일하에 밝혀내야 한다. 존재 목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사회적 반국가적 카르텔이라면 필연코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결국 자멸할 것이다.

 

‘  민주또는 민주주의란 이름이나 슬로건을 내걸고, 극히 반민주적 활동 행태를 보이는 정치권이나 기관, 언론, 노조, 시민단체를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현상들이 숨은 사회 카르텔과 이어지고, 수년 전 언론에 보도되었던 어느 정당인의 20, 50년 집권론과도 연계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부디, 내 느낌이 착각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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