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에게 철이에게 우리 둘째 아들이자 막내 철아! 이제 사흘만 지나면 너희 결혼식이 있는 날이구나. 그동안 가족 누구보다도 심신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네가 이 아비는 든든했다. 결혼문제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당사자들이 거의 다 하는 너와 진영이를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었다. 시대가 변한 .. 아름답기/편지 가람 2013.06.29
성단절에 보내는 메시지 성탄절에 보내는 메시지... *** "지극히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2,14) *** 우리 꽃동무, 마리안나! 지난 한 해 집안의 주인으로서 너무 수고 많았소. 돈과 주식 때문에 가금씩 언성 높이며 아옹다옹 알콩달콩 살아왔지만, 그 모든 것은 당신이나 나나 ..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8.12.26
11월에 부쳐 11월에 부쳐 마르첼리노……. 덧없이 또 11월이 가고 오늘이 그 마지막 날, 사방이 조용한 밤이야. 낮에 둔탁하고 큰 소음으로 고막을 괴롭히던 인근의 호텔을 노인 병원으로 개조하는 공사의 소음도 사라진 조용한 시간. 어제 간 양학동 산엔 앙상한 가지가 더 늘어나고, 연화재 부근 어느 묘역 곁을 지..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8.12.17
하여가 하여가... 지구촌을 휩쓸어 버린 '자본주의'의 논리는 모든 사람의 삶을 '경쟁력'이란 올가미를 씌우고 포효하고있다. 1등만 살아남는 희한한 문명이 '만물의 영장'이 애써 일궈낸 문명이란다. 바야흐로 '정신'은 물질앞에서 힘없이 거꾸러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정신'이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게만..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8.09.20
요한에게(2) 우리 아들 요한아! 추워지는 날씨에 고생한다. 가을인가 싶더니 거리의 가로수들은 낙엽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구나.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집에는 다 건강하고, 별 문제도 없다. 네 동생이 동원훈련 갔다가 옮아온 감기에 너희 어머니가 옮아 한 열흘 간 기침을 조금했다. 지금..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11.24
묵사발 가을 순례길 마르첼리노...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우리 인생길과도 같은 여행을 하였다네. 여행이라기보다 가을순례길이라고 하고싶으이.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가 그 연보랏빛을 수줍고 정갈하게 발하며, 고속도로나 도로 연변, 산기슭, 개울가에 지천으로 피어올라 이 가을을, 이 산하를 ..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10.12
갈 나들이 세레나...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가족 모두 건강하시구요? 가을이 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가을이 깊었습니다. 세레나의 이 가을은 어떠신지요? 갈 나들이라도 하셨나요? 생각같아서는 갈 억새 느끼러 어디라도 한 번 훌쩍 떠나고 싶어도 그 것도 못하고 지냅니다. 별로 하는일도 없이 마음만 바쁜 시간..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9.23
눈물같은 가을하늘 처럼 오늘 낮, 폭우에 말끔히 씻긴 초가을 하늘은 그냥 쳐다보기엔 눈물이 어릴정도로 해맑기만 했습니다. "깨진 유리에 햇볕이 반사되어 쨍 하고 가슴이 깨어지는 아픔을 느끼게 했답니다"라고 보내온 후배의 마음이 맑디 맑은 하늘에 녹아 들어 저렇게 파랗게 눈부시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릴땐 '기..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8.29
요한에게 요한아! 밤이 깊었다. 공부한다고 힘들지? 너를 보현산 아래 고시원에 두고 온지도 벌써 반달이 되었구나. 그동안 몸 건강하겠지?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네 학교 고시원에 있을 때보다는 나으니 감사해야 한다고 여긴다. 집엔 아무 일 없다. 철이는 그젠가 1박 2일 출장 다녀오더니, 밀린 일 한다고 밤 1..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3.17
개나리꽃 새봄을 기다리며 마르첼리노... 어린 시절 개나리꽃을 처음 보았을 때의 그 샛노란 빛의 경이로움이 지금도 내 마음의 영상에 살아있어. 개나리 샛노란 꽃잎을 보며 버들강아지 나무 꺾어 피리 만들어 불고, 졸졸졸 흐르는 도랑물 사이에 앉아 이따금씩 버들강아지를 따 먹던 시절... 그럴라치면 곧이어, 산천을 온통 분.. 아름답기/편지 가람 2007.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