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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의 가치평가의 차이점

보니별 2007. 1. 13. 23:06

[국문학연습 과제물]

 

 

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의 가치평가의 차이점


                                                       국어국문학과 제 4학년,         강 길 수



                       ◀  목  차  ▶




        Ⅰ. 머리말


        Ⅱ. 북한문학의 현실


        Ⅲ. 숭배 일변도의 북한 문학관

        

        Ⅳ. 사씨남정기

          1. 줄거리

          2. 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의 가치 평가

           2.1. 태평성세의 이면 비판

           2.2. 인물 성격 묘사의 사실주의적 특성


        Ⅴ. 춘향전

          1. 줄거리

          2. 북한문학사에서 춘향전의 가치 평가

           2.1. 인물들의 다양한 성격묘사와 진실성

           2.2. 윤리성 강조

           2.3. 이몽룡의 긍정적 주인공 설정

           2.4. 인물들의 선악 구분 설정


        Ⅵ.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의 가치평가의 차이점


        Ⅶ. 맺음말



          ※참고문헌



Ⅰ. 머 리 말

언론에 의하면 북한은 경제의 피폐로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도 한다. ‘주체사상에 입각한 자립갱생경제’는 이렇듯 실패로 이어졌다. 절대 권력자인 김일성의 사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일은 최근 ‘개방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북한은 문화 예술을 통한 ‘인민대중의 사상성 강화’를 계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문학도 그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나 다른 장르에 못지않게 문학이 사상교육의 도구로 이용되어왔다. 이른바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주체적 인간학’을 내세우며, 종국에는 ‘수령형상 창조’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학은 현대 문학에서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어떤 속성이나 경향, 이를테면 내용과 형식, 공리성과 오락성, 예술성과 대중성,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등에 대한 강조나 이해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다. 북한 문학의 본질적인 요인은 문학의 속성이나 기능, 경향 등에 대한 선택적 강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경제 체제가 만들어낸 문학 이전의 조건, 즉 <북한식 사회주의> 정치에 있다.

이 과제물에서는 북한이 그 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을 어떻게 가치 평가하는가와 그 차이점을 고찰하기로 한다.


Ⅱ.북한문학사의 현실

북한문학사가 항일혁명문학에 그 전통을 두었든, 카프문학에 그 전통을 두었든지간에 북한의 문학예술은 정치에 종속되어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의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북한문학의 경우 그러한 현상이 더더욱 심화되어 있는 양상이다.

현재 북한 경제는 여러 요인으로 피폐가 심해 위기국면에 빠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습으로 권좌에 오른 김정일로서는 경제난관등 요인으로 인해, 절대 권력자 아버지 김일성의 '유훈통치'라는 통치형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위기에 처한 북한의 유일체제를 유지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문화예술에 의한 ‘인민사상의 강화’이다. 북한에서 문화예술은 정치체제를 뒷받침하는 유용한 사상적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일이 권력승계 작업을 시작한 1970년대 초부터 문예계를 장악하여 20년 이상 이를 직접 관장해오면서 문예정책과 사상분야가 그의 통치력의 가장 큰 힘이 되어왔다. 북한 문학도 예술의 한 장르로서 주민에 대한 사상교육의 도구이자 무기로 사용되었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자 북한 주민들의 사상의식이 해이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북한의 경제난과 주민들의 극심한 생활고 때문이다. 20여년 이상 갈고 닦아온 사상무장의 무기마저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한 것은 무기가 코앞에 닥친 생활고를 극복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문학은 고통을 경감시키는 마취제 역할은 일부 할 수 있겠지만 고통을 제거하는 즉, 경제를 윤택하게 만드는 치료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Ⅲ. 숭배 일변도의 북한 문학관

북한문학은 주지하다 시피, ‘수령의 형상화’, ‘주체사상 확립’ 등의 목적으로 숭배 일변도로 움직여 왔다. 이러한 문제는 남북 관계에 비추어서는 매우 예각적인 주제이며, 문화적 교류가 진행시, 미학적 가치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내세운다면 기본적인 합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입장으로서는 그러한 대화조차 허용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일관해 온 ‘수령형상문학’이라고 하는 것 역시 그 체제 내의 삶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실체적 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문학관으로 본다면, 남한의 문학 역시 비판의 칼날을 세울 여지가 다분히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 사람 수준의 항일저항문학과 절대다수의 친일문학에 대비하여 북한문학이 가진 항일저항의 실천성을 내세워 이를 전가보도처럼 휘두르는 사태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요컨대, 우리는 북한문학을 우리 문학의 변방에 위치한 부분적 산물이라는 인식에서, 한민족 문학의 다른 온전한 반쪽이라는 합리적 시각을 회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Ⅳ. 사씨남정기

1. 줄거리

명나라 가정연간(嘉靖年間) 금릉 순천부에 사는 유현(劉炫)이라는 명신은 늦게야 아들 연수(延壽)를 얻는다. 유공의 부인 최씨는 연수를 낳고 세상을 떠난다. 연수는 15세에 한림학사를 제수 받으나 연소하므로 10년을 더 수학하고 나서 출사하겠다고 한다. 천자는 특별 히 본직을 띠고 6년 동안의 여가를 준다. 유한림(劉翰林)은 덕성과 재학을 겸비한 사씨와 결혼한다. 사씨는 유 한림과의 금슬은 좋으나 9년이 지나도 출산을 못한다. 이에 사씨는 남편에게 새로이 여자를 얻기를 권한다. 유 한림은 거절하나 여러 번 권하니 마지못해 교씨를 맞아들인다. 교씨는 천성이 간악하고 질투와 시기심이 강한 여자로, 겉으로는 사씨를 존경하는 척하나 속으로는 증오한다. 그러다가 잉태하여 아들을 출산하고는 자기가 정실이 되려고 마음먹고, 문객 동청과 모의하여 남편 유한림에게 온갖 참소를 다한다.  유한림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교씨가 자신이 낳은 아들을 죽이고 죄를 사씨에게 뒤집어씌우니, 사씨를 폐출시키고 교씨를 정실로 맞아들인다. 교씨의 간악함은 이에 그치지 않고 문객 동청과 간통하면서 유한림의 전 재산을 탈취해 도망가서 살기로 약속하고, 유한림을 천자에게 참소하여 유배시키는 데 성공한다. 유한림을 고발한 공로로 지방관이 된 동청은 교씨와 함께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등 갖은 악행을 저지른다. 이때 조정에서는 유한림에 대한 혐의를 풀어 소환하고, 충신을 참소한 동청을 처형한다. 정배를 당한 유한림은 비로소 교씨와 동청의 간계에 속은 줄 알고 전죄를 뉘우친다. 정배가 풀려 고향으로 돌아온 유한림은 사방으로 탐문하여 사씨의 행방을 찾는다. 한편 남편 유한림이 돌아왔다는 소문을 들은 사씨는 산사에서 나와 남편을 찾아 나선다. 사씨와 유한림은 도중에 해후한다. 그리고 유한림은 사씨에게 전죄를 사과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간악한 교씨를 처형하고 사씨를 다시 정실로 맞아들인다.


2. 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의 가치 평가

북한 문학사에서의 사씨남정기에 대한 가치평가는 이 소설의 가정 소설적 측면과 봉건 제도상의 관점, 그리고 인물 군상에 있어서의 사실주의적 묘사에 집중되고 있다. 사씨남정기에 대하여 양반 사대부의 가문인 유한림의 가정과 ‘양반통치배’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지는 사정옥(사씨)과 교채란(교씨) 사이의 갈등관계를 통하여 봉건 양반 가정 안에서의 축첩제도의 불합리성을 보여주고, 봉건통치계급 내부의 부패상을 폭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임진란 이후 축첩제도의 불합리성이 더욱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거기로부터 온 적서 차별의 현상은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되어 갔다. 바로 여기에 이 소설의 주제사상이 가지고 있는 진보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사씨남정기는 유연수, 사정옥과 교채란, 동청, 냉진, 엄숭 등의 인간 형상들과 그들의 상호 관계에 기초한 이상과 같은 줄거리를 통하여 봉건적 가족 제도가 빚어내는 부정적 현상을 폭로하고, 당시의 봉건 사회가 양반 귀족들의 생활이 얼마나 썩어빠졌는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사씨남정기는 17세기 우리나라 소설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그 내용을 더 깊이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2.1. 태평성세의 이면 비판

  이 소설인 임진란 이후 우리나라 현실에 눈을 돌리면서 봉건 통치배들의 부패 타락상과 그들의 기생충적 생활의 내막을 비교적 진실하게 들추어내 보이면서 이른바 ‘태평성세’의 이면을 비판하고 있다. 작품은 사정옥 ․ 류한림 ․ 교채란 사이의 인간관계를 통하여 겉으로는 안온하고 태평스러워 보이는 양반 가문의 썩어빠진 내막을 사실 그대로 생동하게 폭로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동청·냉진·엄숭 등의 형상을 통하여 17세기에 이르러 더욱 심해진 양반들의 부패 타락상을 그 밑바닥으로부터 들추어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2. 인물 성격 묘사의 사실주의적 특성

이 소설의 사실주의적 특성을 살펴보자면 인물의 성격묘사에 있어서 이러한 점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는데, 이 소설은 사건을 기본으로 하여 인간을 묘사하던 종전의 제한성이 점차 극복되고 등장인물의 성격상 특성 자체가 사건을 끌어 나가고 있다. 이것은 인간 성격 묘사에 설화식 방법을 극복하고 인간 묘사에 많은 관심을 돌렸다는 것을 말한다. 비교적 생동감 있는 인간 형상과 인간관계는 조선 말기의 봉건 통치 계급 내부의 추악한 내막을 들추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동청과 냉진 등은 봉건사회가 낳은 전형적인 부정적 인물로 본다. 그들은 다 양반의 자식으로써 주색과 사기, 모략과 수탈, 아부 아첨을 일삼는 교활하고 패덕적인 인간인 것이다. 그들은 교채란과 음탕한 생활을 하면서 더러운 속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소설에서는 이러한 악한들을 악질 관료인 엄숭과 연결시켜 놓고 그들의 성격을 사회 계급적 관계 속에서 밝히고 있다고 하였다.

교채란이란 인물은 봉건적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축첩제도가 사람을 얼마나 기형화시키는가를 보여주면서, 사실주의적인 생동성을 띈 형상을 확연히 보여준다고 본다. 반면 사정옥, 유연수, 두부인, 묘혜 등은 이들과 대립적 관계에 놓인 긍정적인 인물들인데, 북한 문학사에서는 사정옥의 현모양처형의 인간상을 양반 가문에서 자라나 사대부의 아내로써 유교적 도덕 규범에 따라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간으로 보았다. 아이를 낳지 못하자 자진해서 첩을 맞이하도록 권유하는 것이라던가, 억울한 누명으로 쫓겨나면서도 며느리로서의 도리를 잃지 않는 행동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판단과 처신을 남편에 대한 맹종맹동을 설교하는 유교 도덕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이것이 주인공의 성격상 근본적인 제한성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유연수는 봉건가문의 가장으로서 언뜻 보기에는 학식이 있고 사리에 밝은 사람처럼 보이나, 그는 본질에 있어 자기의 가정하나 제대로 꾸려가지 못하는 무능력한 양반 관료에 불과하다고 본다.

사씨남정기는 부족함과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총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봉건 시기 소설 문학의 뚜렷한 발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사씨남정기가 소설의 형상적 요구에 맞게 우리말을 능숙하게 쓰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까다로운 한문 투의 표현을 피하고 구두어에 훨씬 접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속담·격언 등을 적당히 이용하여 묘사의 통속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소설의 다양한 인물들의 운명과 그들의 상호 관계 및 그에 기초한 사건 체계를 생활의 논리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맞물려준 점에서 그 이전의 중세 소설 작품보다도 높은 기교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Ⅴ. 춘향전


1. 줄거리

숙종대왕 초 전라도 남원부에 월매라는 퇴기가 있었다. 그녀가 아기 갖기를 소원하여 성참판과 동거하여 춘향이라는 딸을 낳았다. 자색이 천하에 일색인 춘향은 성장하면서 시서에 능하였다. 어느 봄날 남원부사의 아들 이몽룡은 방자를 데리고 광한루에 올라 춘흥에 겨워 시를 읊고 있었다. 이때 춘향은 향단이를 데리고 광한루에서 그네를 뛰며 놀고 있다. 우연히 춘향을 발견한 이도령은 한눈에 반하여 방자를 시켜 춘향을 불러오게 한다.

두 사람은 상봉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헤어지면서 이도령은 밤에 집으로 찾아가겠노라고 언약한다. 그날 밤 이도령은 춘향의 집을 찾아가 춘향과 백년가약을 맺고자 월매에게 자신의 결심을 밝힌다. 월매는 난봉군의 수작 정도로 여기고 옥신각신하지만 결국 두 사람의 혼약을 수락한다. 이도령은 밤마다 춘향을 찾아 사랑을 속삭인다. 그런데 이부사가 내직으로 전출하게 되어 이도령은 부득불 상경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이도령은 춘향에게 후일을 약속하고 서울로 떠나며, 춘향은 이도령으로부터 기쁜 소식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며 지낸다. 이때 새로 부임한 신관 변학도는 정사는 돌보지 않고 기생점고부터 시작한다. 그는 춘향을 발견하고 수청을 강요하지만, 춘향은 이를 거절한다. 변학도는 크게 노하여 태형을 가하지만 춘향은 죽기를 결심하고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옥에 갇힌 춘향은 임을 그리워하다가 잠이 들어 꿈을 꾼다. 지나가는 장님에게 해몽을 부탁하니 서방님이 돌아오고 부귀영화를 누릴 꿈이라고 일러준다. 변학도는 자신의 생신연에 마지막으로 춘향의 의중을 들어보기로 하고 만약 그때도 거절하면 처형하겠다고 한다.

서울로 올라간 이도령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춘향과의 재회만을 생각한다.

장원급제하여 암행어사가 된 그는 전라도로 내려온다. 하루라도 빨리 춘향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 남원으로 향한다. 도중에 농부로부터 춘향이 봉변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걸인복색을 하고 춘향의 집으로 가서 월매를 만난다. 월매는 딸을 구해줄 이 어사가 걸인 복장으로 나타나자 실망하여 딸이 다 죽게 되었다면서 신세타령을 늘어놓는다. 이 어사는 옥중으로 춘향을 찾아간다. 춘향은 이 어사를 알아보지 못한다. 변학도의 생신연이 벌어지는 날이 되었다. 각읍의 관장들이 모여들었다. 이 어사는 연회에 걸인의 행색을 하고 참석하여 차운을 제의하여 높을 고(高)에 기름 고(膏) 두자를 운으로 시를 지어 탐관오리의 학정을 비판한다. 이어서 어사또가 출도하여 탐관오리 변학도를 봉고파직하고 춘향을 구한다. 춘향은 수절로 정렬부인으로 봉해져 삼남이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며, 이 어사는 후에 좌우영상까지 지낸다.

2. 북한문학사에서 춘향전의 가치 평가

‘춘향전’에 대한 북한의 가치평가는 개인적인 의미보다는 김일성 ․ 김정일의 교시와 현지지도의 방향에 따라 진행되었다. 춘향전이 처음부터 긍정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1970년 초까지만 해도 춘향전은 긍정적인 평가만을 받지는 않았다. 김일성은 주제에 대해 일부의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계급적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정신세계와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평가하였다. 이 같은 평가를 받던 춘향전에 대한 의미와 해석의 기본 방향을 다시 제시 한 것은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민족가극 춘향전의 창작 지침과 관련하여 ‘춘향전이 봉건사회의 신분적 제약에 반대하는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하여 조선조 봉건사회의 부패상과 관료들의 전횡을 폭로하고 비판할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재창작의 방법으로 「이 기본 핵을 틀어쥐고 작품의 사상적 대오를 세우며, 주인공 춘향과 함께 그의 어머니인 월매의 형상적 지위를 바로 정하고 성격창조에서 계급적 원칙을 지키며 현대성의 요구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작품화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는 민족가극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적용된 원칙은 당의 문예사상에 입각하여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각색하여 빈부의 차이와 신분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신분제도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리된다. 북한에서도 ‘민족가극「춘향전」에서 이룩된 혁신적성과는 또한 춘향을 비롯한 인물들의 형상과 인간관계에서 계급적 선을 명백히 하여준 것이다.’는 평가를 내림으로써 실질적으로 고전의 현대화 작업, 개작 작업의 기준을 분명히 하였다. 그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2.1. 인물들의 다양한 성격묘사와 진실성

북한에서 춘향전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등장인물의 다양한 성격과 묘사의 진실성에 대한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춘향이의 언행이 상대하는 대상의 계층과 연령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방자와 이몽룡, 변학도 앞에서 하는 언행이 다른데 이를 통해 사실성을 얻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운동까지도 실감 있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2.2. 윤리성 강조

북한 춘향전의 인물 형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춘향전의 인물 가운데에 춘향, 월매, 방자, 향단 등의 인물들이 판소리에서 보여주었던 해학성보다는 윤리적이면서 진지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이들은 당대 상황 속에 무기력하게 좌절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현실에 개입하여, 춘향을 위해 탄원하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하층민을 적극적이면서 윤리성을 지닌 인물로 윤색하여 하층민의 건강성을 부각시킴으로서 역사의 주체로서 인민들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춘향전에서 춘향의 신분은 기생의 딸이면서 행실이 바른 여염집 처녀로 설정되어있다. 기생으로서의 신분적 특성보다는 하층민의 신분, 즉 여염집 처자로서 춘향은 예의범절이 바르고 글재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모친 월매를 정성껏 모시면서 음식 만드는 것에서부터 베 짜기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노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춘향의 예절바른 행동을 통해 하층민의 올바른 생각과 건강성을 보여주는 것은 인간의 품성은 타고난 신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주인공으로서 춘향의 신분이 기생으로 단정하는 경우에는 춘향전의 주제인 계급적인 모순을 정확하게 보여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즉, 춘향을 기생으로 단정하는 경우에는 행수기생의 예에서 보이듯이 양반계급에 빌붙어 사는 것으로 그려야 할 것이며, 이 경우 계급적인 모순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기생은 술집주인이나 업자에게 매여, 술 놀이하는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업으로 하는 여자이다. 따라서 춘향을 기생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기생의 속성상 당대사회 모순을 보여주기에는 적절한 인물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하층민의 건강성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대 모순을 부각시켜 나가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2.3. 이몽룡을 긍정적 주인공으로 설정

북한 춘향전에서 가장 극적이면서 긍정적인 인물로서 그려진 인물은 이몽룡이다. 이몽룡은 양반의 자제로 태어났지만, 이조봉건사회말기 시대사조에 눈뜨기 시작한 진보적 양반으로 양반계급의 한계와 당대 모순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또한 이도령은 수동적이지 않고 직접 춘향을 만나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이몽룡의 적극적인 면이 부각된다. 여기에 이몽룡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데는 화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한층 강조된다. 양반으로서 지켜야 할 금과옥조 같은 오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고, 춘향과의 사랑 좌절되면서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발전되고 마침내 당대 사회의 모순으로 극대화 되어간다. 또한, 계급 모순은 어느 한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제도 자체의 문제임을 부각시킬 수 있으며 객관화 시키고 있다.  

인물이 각성하는 모습은 북한 문예 작품 창작의 기본적 전제가 된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인간관계의 중심이며 다른 인물을 제약하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며 이야기의 줄거리를 끌고 나가는 중심인물이다. 북한 문예이론에서는 이러한 주인공을 어떤 인간전형으로 내세우는가에 따라 작품의 가치기준이 평가된다. 특히 소설에서 주인공은 주체사상을 구현한 주인공을 내세워 주체형의 참다운 인간형을 창조하여, 대중을 주체사상으로 교양하는 것은 물론 소설 자체가 주체사상을 구현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주체사상을 구현한 인물이 바로 북한 문예이론에서 말하는 긍정적 주인공인 것이다. 이몽룡을 이러한 인물로 형상화 하고 있다.

2.4. 인물들의 선악 구분 설정

  춘향전에서는 각 인물의 개성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보다 사실적이고 긍정적인 인물로서 선악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선악의 대립적 인물 구도를 통해 계급적 갈등이 강조되는데,  민족가극 춘향전의 창작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지속된 원칙이었다. 이는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기본 창작 틀인 계급성을 확보하는 일로서 이에 따라서 신분이 낮은 인물들의 삶이 구체적이고 생동하게 그려진다.

월매와 방자, 그리고 향단 등의 하층민은 「열녀춘향수절가」에서 나타나는 해학적인 모습 대신, 도덕적이면서 순수한 감성을 지닌 인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계급사회의 모순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받는 인물들이다. 특히, 월매는 퇴기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신중하며 계급적인 모순을 직시하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월매를 만나본 이도령은 월매의 미모와 인덕, 행동을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월매는 청혼하는 이도령에게 혼사의 중요함을 들어 거절하면서 가야금이나 한 곡 듣고 가라며 달래서 보낸다. 이도령의 언술과 월매의 처신을 통해 월매의 인격과 품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Ⅵ.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의 가치평가의 차이점

북한문학사에서의 문학작품에 대한 가치평가는 기본적으로 작품자체의 가치보다는 김일성 ․ 김정일의 교시와 현지지도의 방향에 따라 진행되었다.

  따라서 ‘사씨남정기’에 대한 가치평가는 이 소설의 가정 소설적 측면과 봉건 제도상의 관점, 그리고 인물군상에 있어서의 사실주의적 묘사에 집중되고 있다. 즉, ‘양반통치배’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지는 사정옥(사씨)과 교채란(교씨) 사이의 갈등관계를 통하여 봉건 양반가정 안에서의 축첩제도의 불합리성을 보여주고, 봉건통치계급 내부의 부패상을 폭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 폭로가 이 소설의 주제사상이 가지고 있는 진보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춘향전’에 대한 가치평가는 처음에는 주제에 대해 일부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계급적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정신세계와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다가 김정일의 기본 방향 제시에 따라 평가는 확대 되었다. 즉, ‘춘향전이 봉건사회의 신분적 제약에 반대하는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하여 조선조 봉건사회의 부패상과 관료들의 전횡을 폭로하고 비판할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빈부의 차이와 신분적인 차이가 신분제도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보여주며 인간관계에서 계급적 선을 명백히 하여준 것으로 정리된다. 춘향, 얼매, 방자, 향단 등 하층민을 적극적이면서 윤리성을 지닌 인물로 윤색하여 하층민의 건강성을 부각시킴으로서 역사의 주체로서 인민들을 강조하고 있다. 춘향의 예절바른 행동을 통해 하층민의 올바른 생각과 건강성을 보여주는 것은 인간의 품성은 타고난 신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이몽룡을 양반이지만, 주체사상을 구현한 인물로 형상화 하고 있다.

북한 문학사 관점에서의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에 대한 가치 평가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전자가 봉건제도와 축첩제도의 불합리성과 봉건 통치계급의 부패상을 폭로하는 데 두었고, 후자는 조선조 봉건사회의 부패상과 관료들의 전횡을 폭로하고 비판하며 하층민의 윤리성과 적극성 및 역사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또한 이몽룡을 통해 주체사상의 구현을 형상화 하고 있음이 다르다. 


Ⅶ. 맺음말

  북한문학사에서 「사씨남정기」와 「춘향전」의 가치평가의 차이점은 결국 조선조 봉건사회의 불합리한 제도와 양반 통치계급의 부패상을 폭로하는 데 그친 경우가 전자이며, 나아가 하층민들이 윤리적이고 적극적인 역사의 주체이며, 주체사상을 구현하고 있는 경우가 후자라 할 수 있다.

인간 삶의 근본문제를 작가의 관심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다루는 문학마저도 정치의 도구로 공식회한 북한 문학과 그 역사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며, 수용해 가느냐 하는 문제는 민족과 조국의 통일과 그 장래를 위해 매우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문적이고 항구적으로 연구해야할 것이다. 문학은 정신이며, 정신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국가 민족의 운명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박태상, 「북한문학사에 기술된 판소리 문학의 미적 가치와 평가」『논문집』18,

  한국방송통신대학, 1994

2. 과학원 언어문학연구소 문학연구실, 『조선문학통사』 상권, 서울, 화다6.

3.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김일성 선집』1권,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4. 강건익 외, 『조선대백과사전』21권, 평양, 백과사전출판사

5. 김하명, 『조선문학사』, 제5권, 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94

6. 박태상, 『(최신)북한의 문화와 예술』「북한문학사에서의 『춘향전』의 평가」,

  깊은샘, 2004

7. 《문학예술사전(하)》(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