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야(除 夜)
강 길 수
마지막 타오르는 불빛처럼
찬란하게
연륜(年輪)의 황혼은
진홍(眞紅)으로 가고
앙상한 가지에
찬 바람 불어
별들의 속삭임마저
냉랭(冷冷)한 제야.
진실과
착함과
아름다움은
추억으로 윤회(輪廻)한다.
억겁(億劫)으로 누적되는
시간의 수레 속에
공간은 숙명(宿命)이어서
껍질로 화신(化身)되고
삶은 거기 실존(實存)한다.
여기
제야의 마지막 순간은
영원(永遠)이 푸른 별님으로
내려앉는 시각.
파르스름한 빛은
시공(時空)의 껍질에
부딪치고……
오!
이윽고 껍질이
열리는 찰나(刹那)여!
이어오는 여명(黎明) 속에
찬연(燦然)히 솟아오르는
새 태양이여!
밝은 빛은
믿음이어라
소망이어라
그리고
사랑이어라.
하여, 거기
시간도 공간도 모두
초월하여
우리들의 마음과
마음으로 흐르는
영원,
영원이여……
*** 총각시절 포스코 근무시 '쇳물'지에 게제
'아름답기 > 시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0) | 2007.01.10 |
---|---|
그대 두고 오던 날 (0) | 2006.10.26 |
코스모스 (0) | 2006.10.03 |
송도 바닷가의 미리내 (0) | 2006.09.22 |
세 모(歲 暮) (0) | 200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