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상식 무너지는 사회

보니별 2023. 8. 30. 00:28

                      등록일 2023.08.29 18:35                                          게재일 2023.08.30

 

 

 

뭔가 달랐다. 사흘 전만 해도 종일토록 그늘인 곳인데, 8월 첫 월요일 낮에 그늘이 없어졌다. 저절로 하늘을 살폈다.

 

그랬다. 지난 금요일과 주말 사이 당국에서 공원 남쪽의 나뭇가지들을 쳐낸 것이다. 내 상식이 무너졌다. 뙤약볕 땅 달구는 삼복더위 한여름에 사람들과 새들, 곤충들에게 쉼터를 내주던 고마운 괴목(槐木) 가지를 무참히 잘라낸 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기왕이면 여러 생명이 나무 그늘에서 무더운 여름을 쉬게 하고 난 뒤, 늦가을쯤 가지치기하면 어디가 덧이라도 날까.

 

물론, 민원 등 당국은 어떤 연유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처사는 상식(常識)에 어긋난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공공시설 설치, 유지보수, 거리 청소 같은 현장에서 비상식적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좋게 본다면 일반인과 전문가 혹은 당국의 관점 차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보는 시민의 눈엔 상식 무너지는 일들이다.

 

이곳에선 가로수 가지치기를 4~5월에 많이 해왔다. 새 봄빛에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는 가로수 가지들을 무참히 잘라냈다. 입던 새 초록 옷을 모두 벗김 당하고 몸통만 덩그러니 남아, 좋은 봄날을 신음으로 지새는 가로수의 고통을 눈 있는 시민들은 다 보았으리라. 자연에 가하는 폭력적 광경들이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이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으랴.

 

자연은 단순해 보여도, 안엔 정교한 메커니즘이 있는 상식의 실존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착취와 가해행위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머니 자연은 묵묵히 자기 치유를 해낸다. 때문에, 몸통만 흉물스레 남은 가로수는 다시 새 가지를 뻗어 낸다. 그러나 임계점을 넘을 땐, 어김없이 반응하는 상식적 존재 또한 자연이다. 기후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파멸적 자연현상이 그 증거다.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가 준비 부족 파행에다 태풍 카눈의 내습 예보에 엉망일 때, 군사작전 같은 발 빠른 대처로 잘 마무리된 평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았지만, 티브이 화면에 비친 상암 월드컵 경기장 K-팝 공연에 참석한 각국 잼버리 대원들의 해맑은 웃음은 국민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이번 잼버리 파행 원인은 지자체의 동상이몽, 공무원의 무책임 등 여럿을 꼽을 수 있을 터다. 하지만, 그 속엔 상식을 버린 당국자들이 있다 싶다. 상식이 무엇인가. 만인이 같게 보는 양식 곧, 기본과 같은 일일 게다. 삼복염천에 공원 나뭇가지를 치는 몰상식처럼, 자연의 상식을 버린 결과가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으로 나타난 것이리라.

 

근래 우리 사회는 일부 세력이, ‘민주화란 탈을 쓰고 상식 무너트리기를 암약해 왔다고 본다. 상식 무너진 곳은 전체주의 체제다. , 질서, 선거, 여론, 안보, 경제가 민주화란 미명으로 선동, 기만, 술수, 훼손, 조작의 도구가 된 현실 곧, 상식 무너지는 삶을 국민은 겪었다. 전체주의 망령이 어른거렸다. 민주화를 가장한 전체주의 추구 세력의 겉발림에 다시는 속지 않도록, 국민이 늘 깨어 행동하며 살아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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