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3에 만난 아카시아 꽃
한가위 연휴 하루 전.
마침 쉬는 날이라 양학산에 올랐다.
늘 가던 코스를 걸어 반환점 부근에 갔을 때다.
십년 전쯤 새 길을 내기 위해 산자락을 절개한 비탈에
소나무 묘목을 심었었다.
그 소나무들이 이젠 제법 커
사람 팔뚝 굵기만큼 자란 것이 대부분이다.
가장자리 쪽엔
심지도 않은 아카시아 나무가 솟아 나 함께 자라고 있다.
인근에서 뿌리로 뻗어왔는지,
씨앗이 떨어져 움텄는지 모르겠다.
아카시아나무는 소나무보다 키가 더 크다.
옛적에 군불로 많이 때며 손을 찔리기도 했던 나무….
능선위에서 시가지 모습과 아직 어린 소나무,
아카시아나무 등을 살피다가 얼핏 눈에 익은 것이
스쳐 지난 것 같아 다시 자세히 보았다.
그런데, 웬일일까?
활짝 핀 아카시아꽃 일곱 개를 단 꽃가지가 있는 게 아닌가.
장미라든가 진달래,
개나리 등이 다른 계절에 핀 경우는 많이 보았어도,
구월에 핀 아카시아꽃을 만난 일은 처음이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 세 장을 찍었다.
알래스카의 만년설이 한해 수십 미터씩 녹아내린다는
얼마 전 뉴스가 뇌리를 스친다.
사람도, 자연도, 지구 어머니도 변해가는 현장을 2016년 9월 13일
또 생생하게 목격했다.
나는, 우리 가족과 사회는,
인류는 어떻게 이 변화의 물결을 헤쳐가야 할까.
일곱 송이 아카시아꽃아, 너는 대답을 알고 있니……?
- 2016. 9. 21. 1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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