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 39 과제 논술문-‘어린 왕자’를 읽고]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작성자 : 강 길 수
위 제목은 프랑스 행동주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에서 중심 주제라 볼 수 있는 구절이다. 우리말에 ‘눈 뜬 장님’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녹내장 등 질환으로 눈을 뜨고도 앞이 보이지 않는 뜻과, 눈을 뜨고도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문맹자의 두 뜻을 가진다. ‘어린 왕자’에서의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은 우리말의 ‘눈 뜬 장님’의 두 뜻이라기보다 우리 마음의 인식능력, 인식태도, 자연과 사람을 망라한 상호 관계의 태도 등 우리가 삶을 사는데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될 정신적 가치관을 총칭한다고 본다.
그러면, 마음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1)사람의 지식․감정․의지 등의 정신활동 또는 그 바탕이 되는 것, (2)거짓 없는 생각, (3)기분, 느낌, (4)속으로 꾀한 뜻, (5)심정, (6)사랑하는 정 (7)성의, 정성 등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마음이란 사람의 총체적인 정신활동 및 그 바탕이 되는 것’이라 정의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마음은 지역, 종족, 시대에 따른 문화와 종교, 정치, 과학기술에 따라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풍경처럼 개인과 집단의 편견과 아집과 교만을 가질 수 있다.
작가는 그의 ‘어린 왕자’에서 서로 길들여진 사이의 어린 왕자와 여우의 이별에서 여우의 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잘 가라. 내 비밀을 일러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물을 마음으로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말한다. “아주 간단한 거야. ‥‥ 네가 장미꽃을 위해서 소비한 시간 때문에 네 장미꽃이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네가 책임을 지게 되는 거야. 너는 네 장미꽃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작가는 또 말한다.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이면 우리 서로를 필요하게 돼. 나에게는 네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 거구, 너에게는 내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게 될 거야 ‥‥.”
작가가 말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 즉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처음엔 아무 관계도 아닌 사이가 (1)서로 관계를 맺고, (2)그를 위해 내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 (3)서로 길들여지고, (4)그 때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요약된다.
마당에 떨어진 휴지나 담배꽁초도 깨끗한 집안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눈에 보여 주워 치우듯, 우리가 생을 사는데 있어 만나는 모든 대상과 일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그 대상과 일의 본질과 문제를 파악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첫 요소가 된다. 관심이 없는 대상이나 일은 설사 우리의 눈에 보여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반응할 수 없게 되어 나와는 상관없는 사이나 일이 된다.
어떤 대상이나 일에 관심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대상과 일의 본질과 문제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것들은, 긴 시간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 본질이나 필요한 점을 파악할 수 없다. 즉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그 대상과 일의 본질이나 문제점, 그리고 목적한 필요한 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
어떤 대상이나 일에 대해 자기가 들인 노력이나 시간에 비례해서 우리는 그 대상이나 일을 그만큼 더 많이 알게 된다. 그러한 상대가 생명체인 경우 서로가 친밀감을 더 느끼며 서로 잘 알게 되어 길들여지게 된다. 우리는 대인관계나 애완 동물, 가축 등에서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한다.
서로 친해지고 나면 상대방을 만나기만 해도 그 의중을 느낄 수 있게되고, 말 한마다에 그의 뜻을 금방 파악하게 되며 그리워하게 된다. 이 때 비로소 우리는 편견과 아집과 교만을 극복하고 ‘서로 사랑한다’는 관계로 발전한다. ‘서로가 마음으로 느끼고 볼 수 있는 관계’ 그 것이 바로 ‘서로 사랑하는 관계’이며, 우정, 연애, 결혼, 가족, 그리움, 등 인간 삶의 모든 긍정적인 관계가 이 사랑에 바탕을 둔다. 이러한 사랑의 관계가 삼라만상이나 보이지 않는 신앙의 대상에까지 승화하면, 바로 종교와 신앙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으로 보는 삶’ 그 것은 바로 우리 생을 본질적으로 기쁘고 행복하게 변화시켜 사는 길이 된다.
우리가 생을 살면서 우선 겉으로 드러난 것만 매달려 살다보면, 작가가 ‘어린 왕자’에서 말하듯이 우리는 진리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된다. 편견과 아집, 교만의 형태로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그 내면에 그대로 있는 것, 외모보다는 마음과 인격을 볼 줄 아는 눈, 삼라 만상이 ‘어린 왕자’의 장미꽃처럼 ‘길들여진 대상’으로 보여지는 세상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이 시대의 유일하게 확실한 한가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이다’ 라고 정의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 같은 인류 문명사의 일대 변환기를 사는 우리에게 ‘어린 왕자’가 애절하게 던지는 “마음으로 보아야한다!”는 메시지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기에, 기필코 되찾아야 할 참으로 소중한 우리 삶의 기쁨과 행복의 이정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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