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착한 목자

보니별 2022. 11. 21. 19:16

                             등록일 2022.11.20 17:46                                         게재일 2022.11.21

 

 

 

  안도의 숨을 쉰다. 기사를 자세히 보니 가톨릭 신부가 쓴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찌 신부란 사람이, SNS에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라고 했을까.

 

  하지만 그 안도의 숨이 멎기도 전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신부는 대통령 부부가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이미지와 함께 추락을 기원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어안이 벙벙하고, 소름 돋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도대체 어찌 된 사람들일까. 성직자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택한 이가 아닌가. 내 편과 상대편은 물론, 지구촌과 삼라만상을 품어내는 인생길,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사제직을 선택한 사람들이기에 믿으며 존경했다. 한데, 이 두 사건으로 존경심이 싹 사라진다.

 

  ‘착한 목자란 말이 성경에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성당에 다니며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는 농가에서 소규모의 닭, 돼지, 소를 키울 뿐이었다. 하여,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땐 생경했다. 사진, 영화 같은 데서 서구 목장의 모습을 본 게 전부였다. 때문에, ‘착한 목자는 낭만이 물씬 풍기는 동화 같은 나라의 목동으로 마음에 자리 잡았다.

 

  군에 다녀와 가정을 이루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착한 목자란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예수가 인류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어 희생 제사를 바쳐, 제물과 사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래야만 하는가하는 의문도 들었다. 예수는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라고 말했다. 그의 착한 목자자각을 성경에서 읽으면서, 공감도 하였다. 양을 치는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을 헤아리면, ‘착한 목자는 생존 자체였을 터다.

 

  예수가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는 그리스도인은 착한 목자로 살아야 한다는 명제다. 하면, 사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더 진실하고 큰 착한 목자가 되어야 할 당위성이 주어진다. 생존은, 좌파도 우파도 뛰어넘는 절대 명제다. 따라서 종교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고, 성직자인 사제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이 일로, 처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사제단 소개란에, ‘정의를 기초로 인간의 존엄, 인권, 민주화, 평화, 통일 등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정의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기반이라는 건데, 어떤 정의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메뉴 전체를 둘러본 결과 반정부, 반미 정치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개란에서 인권을 언급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말은 찾을 수 없고, 사업의 반전 평화메뉴에도 북핵 문제 언급은 없다. 또 단체명에 정의 구현이란 말이 있음에도, 작금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짓밟힌 본질적 첫 번째 문제인 부정선거의혹과 송사에 대한 언급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치 좌파 신부, 좌파 사제란 말을 듣는다 싶었다.

 

  부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착한 목자로 새로 태어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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