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이기/느낌

작은 새와 솔방울

보니별 2009. 1. 28. 00:33

 

 

 

 

 

설명절 끝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집 인근 양학산에 올랐다.

 

참나무 가지는 여전히 앙상해도,

푸른 소나뭇잎은 오전 열한시경의 

햇빛을  쬐며 눈부시게 빛난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온누리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나는 금방 알아채고 만다.

 

아니나 다를까

여러 마리의 작은 새들이,

푸른 소나무 가지 사이를

포르르 포르르 팔랑대듯 날아다니며,

기쁜 봄 노래를 부른다.

 

그러다가 가지에 앉거나 매달려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유심히 쳐다보니 솔방울에 매달려

 소나무씨를 골라 쪼아 먹는다.

 

떨어진 솔방울을 주워 자세히 살펴보았다.

솔방울 안에는 바짝마른 씨앗이

몇 개씩 아직도 남아 있다.

 

삶이란,

살아있는 것을 먹어야하는

슬픔과 거룩함이며,

우리 생태계의 비극이자

성스런 존재양식이란 진실이,

저 푸른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솔방울에서도 마치,

 성체성사(聖體聖事)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하여,

삶은

슬프고도

거룩한 것이며,

또 슬퍼서

아름다운 사랑이리라...

 

 

 

200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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