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수필) 첫 쓰르라미 소리가 녹지에 윤슬처럼 일렁거린 지도 한 주가량 지났다. 작년엔 못 본 귀한 만남이 찾아온 곳이다. 사람에게 해로운 풀이 안 자라고, 찌를 가시나무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이 큰일나지 않을 녹지다. 작년에는 가지치기와 잦은 벌초로 이곳을 정물화같이 다듬었었다. 어쩌면, 수더분한 이 녹지가 도심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동들 마음에 푸른 생명의 숲으로 자리 잡아, 올곧은 심성을 기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새 교장선생님은 나와는 마음 주파수가 비슷한가보다. 학생들이 놀더라도 다칠 위험이 거의 없는 녹지를 그냥 자연에 맡겨 두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람이 즐기려고 만든 정원이나 골프장같이 손을 댄 자연보다는, 지구가 빚어내는 자연이 인간과 뭇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터전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