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기/발표 글-경북매일

원자력 발전

보니별 2024. 12. 15. 16:55

 


                             등록일 2024.12.12 18:57                               게재일 2024.12.13 

 



며칠 전 한울 원자력발전소에 다녀왔다. 2년마다 한 번씩 업무차 가는데, 올해가 4번째다.

2018년 원자력 발전소 안에 처음 갔을 때, 놀란 게 셋이다. 우선, 깨끗함이다. 제철소, 화학 공장 등에서 일하며 만났던 현장들과는 차원 다르게 청결했다. 다음, 원자로 격납고 건물이 생각보다 거대했다. 멀리서는 별로 커 보이지 않았는데, 곁에 가니 훨씬 큰 규모였다. 그다음, 터빈 크기에 압도당했다. 내가 사는 3층짜리 아파트 한 동보다 터빈이 커 보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인 웅장한 청정에너지 생산 현장이었다.

깨끗하고 거대한 발전소에 감탄하며 업무차 만난 직원에게, “이런 데 근무하면 일할 기분 절로 나겠어요!.”라고 했더니, 직원은 “그렇지도 않아요.”라며 약간은 걱정되는 표정을 지었었다. 왜냐고 묻는 말에,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앞날 걱정이 된다고 했었다. 한데, 올해는 많은 공사를 하고 있음이 한눈에 보였다.

원자력 발전은 청정에너지 생산의 으뜸이다. 방사능 위험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전력공급의 안정성, 신뢰성, 친환경성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지구촌에 탈원전 바람이 불었었다. 하지만, 탄소 배출 없는 원전을 늘리지 않고는 기후변화와 급증하는 전력 수요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변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5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50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선언에 서명한 국가가 25국에서 31국으로 늘었다. 한국은 기 서명국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값이 급등하고, AI 산업 성장도 전력난을 가중했다. ‘챗GPT’ 등 생성형 AI는 기존 검색엔진보다 10배의 전기를 소모한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6년 원전 재난영화 ‘판도라’를 본 뒤 코미디 같은 행태를 보였다. 원전 추가건설을 막고 탈핵, 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탈원전 로드맵 수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놨다. 전문가 참여 없는 탈원전 공약이었다 싶다. 취임 뒤 탈원전을 5년간 추진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이던 한국의 원전 생태계는 생명력을 많이 잃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 정상화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예산 삭감으로 타격이 걱정된다. 언론에 보도된 25년 원전 관련 정부 예산/민주당삭감액은 이렇다. 원전 생태계 금융 지원 1500억/500억 삭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연구개발 사업 329억2000만/삭감, 원자력 생태계 지원 사업 112억/삭감, SMR 제작 지원 센터 구축 사업 예산 55억800만/삭감, 소듐 냉각 고속로(SFR) 연구개발 예산 70억/63억 삭감 등이다.

야당은 나라와 국민 삶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 입맛에만 맞는 예산 주무르기를 멈추기 바란다. 또, 나라 살림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도를 정치권과 정부가 만들기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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